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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야구공작소 시즌 리뷰] ‘정체된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

By 봉상훈
2016년 11월 20일 5 Min Read
0

팬그래프 시즌 전 예측: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3위 (80.5승 81.5패)
시즌 최종 성적: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 (76승 86패)

 

프롤로그

[야구공작소 봉상훈] 2013년부터 3년 연속으로 5할 이하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이들은 2016 시즌을 맞으면서도 대대적인 리빌딩이나 대권 도전을 위한 대형 영입 없이, 약점을 보완해줄 만한 몇몇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으로 오프시즌을 마무리했다.

2015 시즌의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다크호스로 꼽혔으면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데에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야수들의 책임이 막대했다. 화이트삭스의 야수들은 지난 시즌 내내 공수 양면에서 극도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최하위에 그친 3.4의 야수진 합산 fWAR은 화이트삭스의 야수진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었는지를 잘 드러내준다.

이번 오프시즌, 화이트삭스는 이를 보강하고자 LA 다저스, 신시네티 레즈와의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지난 2년간 64개의 홈런을 때려낸 3루수 토드 프레이저를 영입했다. 이어 오클랜드와의 또 다른 트레이드를 통해 한때 탑 유망주였던 3루수 겸 2루수 브렛 라우리를 로스터에 추가했다. 이 두 건의 영입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아주 긍정적이었다. 리그 최고를 다투는 크리스 세일과 호세 퀸타나의 좌완 원투펀치가 건재한 상황에서 야수진에도 적절한 전력보강을 마친 화이트삭스는, 2016 시즌을 앞두고 다시금 중부지구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어진 정규시즌에서 그 기대는 또 한 번 산산조각이 났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영입해온 선발투수 제임스 쉴즈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고(이적 후 114.1이닝 6.77 ERA), 타선은 여전히 답답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 5할에 근접한 승률(.497)을 예상했던 팬그래프의 시즌 전 예측이 무색하게, 화이트삭스는 올해도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하며 4년 연속으로 5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하고 말았다. 그렇게 지난 4년동안 팀을 이끌어 왔던 로빈 벤추라 감독의 재계약은 자연스럽게 무산되었다. 이번 시즌, 화이트삭스가 위안으로 삼을 만했던 구석은 5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승수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63승 → 73승 → 76승 → 78승).

화이트삭스의 올 시즌은 경기장 밖에서도 순탄치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는 팀의 주축 타자였던 노장 애덤 라로쉬가 아들의 클럽하우스 방문을 금지시킨 구단의 조치에 반발하여 1300만 달러의 연봉을 포기하면서까지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세일과 선수단은 구단의 처사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시범경기 출장을 거부하고 나섰다. 화이트삭스의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이렇게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어수선해졌다. 시즌 도중에는 세일이 클래식 유니폼이 경기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라커룸의 유니폼을 모두 잘라버렸다가 출장정지 징계를 받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화이트삭스의 2016년은 경기장 밖에서든 안에서든 그리 순조롭지 못했다.

 

최고의 선수 – 크리스 세일, 호세 퀸타나

화이트삭스가 리그 하위권의 야수진을 보유하고도 여전히 다크호스로 지목되었던 것은 리그 최고의 좌완 듀오인 크리스 세일과 호세 퀸타나의 존재 덕분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2016 시즌에도 화이트삭스의 부름에 훌륭하게 응답했다.

에이스 크리스 세일은 7월까지 13승 3패 2.79 ERA 133삼진을 기록하면서 전반기를 사이 영 상 페이스로 마쳤다.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사이 영 상 수상에서는 멀어졌지만, 커리어 3번째로 200이닝을 달성했으며 4년 연속으로 200 탈삼진 이상, 50 볼넷 이하의 시즌을 작성했다. 2012년부터 사이 영 상 투표에서 줄곧 6위 안에 들어왔던 세일은 올해 투표에서도 5위를 차지하며 사이 영 상급 투수로서의 명성을 이어갔다.

‘불운의 아이콘’ 호세 퀸타나 역시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며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13승).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해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는 퀸타나는 이번 시즌에도 전해 대비 0.6mph가량 상승한 평균 92.6mph의 포심 패스트볼에 힘입어 자신의 커리어 최다 탈삼진을 경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181개). 동시에 4년 연속으로 200이닝을 돌파했고,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3.2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세일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꾸준히 잘해주고 있는 크리스 세일과 호세 퀸타나
<크리스 세일>
2015 : 208.2이닝 / 3.41 ERA / 2.73 FIP / 1.09 WHIP / 6.2 fWAR
2016 : 226.2이닝 / 3.34 ERA / 3.46 FIP / 1.04 WHIP / 5.2 fWAR
<호세 퀸타나>
2015 : 206.1이닝 / 3.36 ERA / 3.18 FIP / 1.27 WHIP / 4.8 fWAR
2016 : 208.0이닝 / 3.20 ERA / 3.56 FIP / 1.16 WHIP / 4.8 fWAR

 

가장 발전한 선수 – 애덤 이튼

그러나 2016년의 화이트삭스에서 가장 높은 fWAR을 기록한 선수는 세일도, 퀸타나도 아니었다. 지난 시즌부터 갑갑한 야수진을 이끌고 고군분투해온 중견수 애덤 이튼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그동안 수비력에 대한 현장의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DRS나 UZR 같은 수비 지표에서 저조한 수치를 기록해왔던 이튼은, 올 시즌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과시하는 외야수로 다시 태어났다.

이튼의 최근 4년간 수비 지표 변화 (DRS / UZR)
DRS : -2 → 11 → -14 → 20
UZR : -10.0 → -3.0 → -10.2 → 22.5

이튼이 이번 시즌 기록한 22.5의 UZR은 전체 외야수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고, 22의 DRS 역시 무키 베츠(33), 케빈 필라(21)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기존의 포지션이었던 중견수보다도 우익수로 더 많은 경기를 나섰지만, 그 우익수 자리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선보이면서 오히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매년 훌륭한 선구안과 준수한 콘택트 능력으로 팀의 리드오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던 이튼은 올 시즌에도 2할 후반의 타율과 3할 중후반의 출루율로 임무를 충실히 완수했다. 여기에 수비에서의 현격한 발전이 더해지면서 시즌 fWAR은 무려 6.0까지 치솟았다. 투타를 막론하고 화이트삭스 소속의 선수들 가운데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선수 – 브렛 라우리

2015 시즌 화이트삭스의 가장 큰 약점은 타선이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영입해온 이적생 토드 프레이저와 브렛 라우리의 활약이 팀의 2016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들 중 프레이저는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타율(0.225)를 기록했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홈런(40개)를 기록하면서 기대에 나름대로 부응해냈다. 문제는 브렛 라우리였다. 한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의 탑 유망주였던 라우리는 올해도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유망주 시절 엄청난 배트 스피드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라우리는, 본격적으로 빅리그에 정착한 이후로는 그 무렵의 기대에 거의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부터 5시즌을 연달아 0.730 이하의 OPS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 시즌에는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찾아오면서 단 94경기에 출장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삼진율이 데뷔 이후 최고인 28.4%로 치솟는 등, 그나마 인정받았던 콘택트 능력에서도 퇴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3루수 프레이저의 존재 때문에 처음으로 풀타임 2루 수비를 맡게 되었는데, 이렇게 옮겨간 2루에서 평균 이하의 수비범위를 기록하면서 유일한 강점이었던 수비력마저 잃어버리고 말았다(라우리의 2루수 통산 UZR: -11.2 / 3루수 통산 UZR: 3.1). 90년생으로 여전히 나이만큼은 젊은 라우리이지만, 화이트삭스가 내년에도 그에게 믿음을 가지고 많은 기회를 부여해줄지는 미지수이다.

 

키 포인트 – 여전히 부족한 타선 생산력

사실 화이트삭스의 부진을 라우리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화이트삭스의 야수진은 올 시즌에도 여전히 리그 하위권의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지난해에 비하면 물론 발전했지만, 이는 2015 시즌의 성적이 워낙 처참했던 탓이었다.

주전 라인업에 포함된 9명의 야수 중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으며, 0.350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한 선수도 이튼과 어브레유 단 둘뿐이었다. 장타력은 그보다도 한층 더 심각해서, 15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선수마저 두 명이 고작이었다. 화이트삭스가 40홈런(리그 6위)을 때려낸 프레이저를 보유하고도 리그에서 3번째로 홈런이 적은 팀이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포수, 2루수, 유격수, 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이 작년에 이어 리그 최하위권의 득점생산력을 보여준 가운데, 팀의 간판 타자인 호세 어브레유 또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신인왕을 수상하며 MVP 4위를 기록했던 2014년 이후로 그의 성적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락하고 있는 호세 어브레유의 성적
2014 : 36홈런 / OPS 0.964 / wRC+ 167 / fWAR 5.3 (신안상, MVP 4위)
2015 : 30홈런 / OPS 0.849 / wRC+ 129 / fWAR 3.0
2016 : 25홈런 / OPS 0.821 / wRC+ 118 / fWAR 1.6

그렇게 득점(686점, 리그 11위), 장타율(.410, 11위), 볼넷 비율(7.4%, 12위)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리그 하위권을 기록한 화이트삭스의 타선은 결국 아메리칸리그 12위에 해당하는 94의 wRC+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를 것 없는 타격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총평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공수 양면으로 실망스러웠던 2015 시즌을 보완하기 위해 토드 프레이저와 브렛 라우리를 영입하고, 신인 유격수 팀 앤더슨에게 기회를 주는 등 나름의 변화를 주었다. 허나 이러한 움직임들은 지향하는 바가 명확하지도 않았고, 본격적인 수준의 전력 보강이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 화이트삭스의 2016 시즌 성적은 어정쩡하게 보강에 나섰던 딱 그만큼 정도밖에 발전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화이트삭스에게 2016 시즌은 정체된 시즌이었다. 애덤 이튼을 제외한 선수들의 수비력은 여전히 좋지 못했고, 타격 역시 최악에 가까웠다. 오히려 라로쉬 사태로 인해 선수들과 보드진 사이에 불화가 일어나면서 분위기까지 더욱 어수선해진 한 해였다. 그럼에도 우리가 화이트삭스의 내년을 다시 한 번 기대해볼 수 있다면, 이는 여전히 건재한 크리스 세일과 호세 퀸타나의 원투펀치 덕분일 것이다.

화이트삭스는 이번 겨울에도 작년과 같은 과제를 떠안고 오프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항상 적당한 선에서의 리툴링을 고수해왔던 화이트삭스의 보드진이지만, 이번에는 올해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면적인 리빌딩이나 대대적인 전력 보강 가운데 한 가지로 노선을 확실히 해야할 듯하다.

 

기록 출처: Fangraghs, Baseball-Reference, MLB.com

(일러스트=야구공작소 황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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