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작소 19시즌 리뷰] AL 중부 – 조용했지만 강했다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박주현)

팬그래프 시즌 예상 (승-패) : 1위 클리블랜드 (97-65) 2위 미네소타 (85-77) 3위 화이트삭스 (72-90) 4위 캔자스시티 (70-92) 5위 디트로이트 (68-94)

AL 중부 최종 순위(승-패): 1위 미네소타 (101-61) 2위 클리블랜드 (93-69) 3위 화이트삭스 (72-89) 4위 캔자스시티 (59-103) 5위 디트로이트 (47-114)

[야구공작소 권승환] 2019시즌의 아메리칸리그 중부 지구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양극화된 지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2019시즌 가장 많은 홈런 (307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남부럽지 않은 타격을 선보였다. 투수진은 리그 4위인 9이닝당 볼넷 2.78개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제구를 뽐냈다. 반면에 지구 최하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미네소타의 반 토막인 149홈런을 치면서 메이저리그 29위를 기록했다. 평균 자책점은 5.26으로 27위, 득실차는 -277로 전체 꼴찌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못 치고 많이 맞은 셈이다.

극명하게 양극화된 지구였지만 볼거리가 없진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실패했지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투타에서 선전하면서 전반기엔 미네소타와의 1위 싸움을, 후반기엔 와일드카드 싸움을 계속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이도 저도 아닌 미지근한 시즌을 보냈지만 개인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선수가 나왔다. 캔자스시티의 호르헤 솔레어는 홈런 타이틀을, 화이트삭스의 팀 앤더슨은 타율왕을 거머쥐었다.

그렇기에 다섯 팀의 팬은 모두 다음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강팀 팬은 응원하는 팀이 얼마나 더 강해질지 지켜볼 것이고, 약팀팬은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의 다음 시즌과 유망주들의 성장을 바라볼 것이다.


첫걸음부터 꼬였다

아메리칸리그 중부 지구에서 오프시즌 가장 바삐 움직인 팀은 화이트삭스였다. 매니 마차도가 자유 계약 선수로 풀리자 어느 팀보다도 공격적으로 영입하려 했다. 일명 ‘마차도 영입 작전’을 실행한 화이트삭스는 마차도와 연관이 있는 선수들을 사 모았다. 이 작전의 타겟은 마차도의 처남인 욘더 알론소와 절친한 친구인 존 제이였다.

하지만 화이트삭스의 염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화이트삭스는 8년 2억 5천만 달러라는 거금을 제시했지만 그의 선택은 10년 3억 달러를 제시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였다. 마차도를 위해 영입했던 두 선수가 팀에서 제 몫을 해줬다면 억울하진 않았겠지만, 두 선수 모두 참담한 시즌을 보내며 화이트삭스 팬의 속을 한 번 더 뒤집어 놨다.

화이트삭스가 외부 영입의 실패로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면, 디트로이트는 팀 내부에서 문제가 생기며 첫 걸음부터 꼬였다. 2016년 신인상 수상자인 마이클 풀머는 2017시즌을 순조롭게 시작하며 디트로이트의 에이스로 거듭나는 듯했다. 그런데 후반기에 주춤하기 시작하더니 그해 9월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18시즌에는 3승 12패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2019시즌 시작 일주일 전에 토미존 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디트로이트 투수진은 위기를 맞게 된다.

풀머는 결코 강팀의 1선발급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투수진이 계속 고전하고 있는 디트로이트에서 풀머 한 명의 전력 이탈은 큰 손실이다. 이번 시즌 매튜 보이드와 스펜서 턴불이 예상외로 좋은 활약을 해줬지만 팀 평균 자책점이 리그 최하위라는 점은 변함 없었다. 탱킹 팀이라는 타이틀과 별개로 풀머의 시즌 아웃은 팀의 노쇠화를 막지 못하게 했다.


홈런 공장 가동

화이트삭스와 디트로이트의 첫 행보가 실망스러웠던 반면 미네소타는 오프시즌부터 산뜻하게 시작했다. 시즌 시작 전, 프론트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넬슨 크루즈, 조나단 스쿱, C.J. 크론 같은 수준급의 타자들을 영입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3년 계약을 맺었던 폴 몰리터 감독을 단 1년 만에 경질하고 탬파베이 레이스 코치진 출신의 로코 발델리를 감독으로 데려왔다. 1981년생으로 비교적 어린 발델리는 감독 경험도 없었기에 가히 파격적인 영입이었다.

여러모로 많은 준비를 한 미네소타는 시즌 초부터 영입의 성과가 확연히 드러났다. 3, 4월에 홈런 50개를 생산하면서 리그 전체 4위에 올랐다. 장타율 또한 0.495로 당당히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좋은 결과는 시즌 내내 이어졌고 미네소타의 홈런 개수와 장타율은 꾸준히 순위권을 유지했다.

홈런과 장타율 증가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선수는 바로 앞에서 언급한 새로 영입한 타자들이었다. 특히 넬슨 크루즈 영입은 팀 타선의 기폭제가 됐다. 크루즈는 이번 시즌 홈런 41개, 장타율 0.639를 기록하며 모두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5월에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내내 좋은 기록을 보여줬다.

미네소타 홈런 공장의 공장장이 넬슨 크루즈였다면 부공장장은 단연 맥스 케플러였다. 케플러는 홈런 36개, 장타율 0.519를 기록했다. 그의 존재감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케플러는 수비 지표 중 하나인 UZR(Utimate Zone Rating)에서 12.7을 기록했다. 10 이상이 최고, 15 이상이 골드 글러브 후보인 점을 봤을 때 수비 면에서도 완벽했다 볼 수 있다.


돌아온 스타와 신흥 스타

미네소타가 홈런 공장을 열심히 가동하는 동안 바로 뒤에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던 클리블랜드에서도 제 몫을 하는 선수들이 나왔다. 클리블랜드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한 카를로스 산타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쳐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클리블랜드로 복귀했다. 필라델피아에서의 실망스러운 성적(0.229/0.352/0.414)을 기억하는 팬들은 그의 친정 복귀는 반가워했지만 실력 면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돌아온 친정 팀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산타나는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전반기에만 18홈런, OPS 0.952를 기록하며 생애 첫 올스타로 선발되는 기쁨도 맛봤다. 후반기에도 활약이 이어지면서 34홈런(팀내 1위), 0.281/0.397/0.515를 거두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산타나가 베테랑으로서 팀에 본보기가 됐다면 셰인 비버는 어린 선수 중 가장 빼어난 실력을 뽐내며 차기 에이스의 모습을 갖춰나갔다. 2019시즌 클리블랜드의 주축 선발 투수었던 코리 클루버와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바로 전 시즌에 데뷔한 셰인 비버가 소년 가장 역할을 해야만 했다. 물론 트레버 바우어가 건재했지만 클루버와 카라스코가 없는 선발진은 힘든 싸움이 예상됐다. 하지만 기우였다.

비버의 전반기 9이닝당 삼진 개수는 11.30개로 지난 시즌 전반기(8.72개)와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진 개수뿐 아니라 투구 내용이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전반기에 3.45의 평균자책점(AL 10위)과 2.9의 fWAR(AL 5위)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올스타전에도 출전했고, 5회에 중간 계투로 나가 상대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MVP를 수상했다.

후반기에도 기세는 여전했다. 9이닝당 10.89개의 삼진을 잡으며 후반기에도 타자들을 덕아웃으로 돌려보냈고, 3.09의 평균자책점 (AL 5위)과 2.7의 fWAR (AL 5위)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원래 발군이었던 제구가 좋은 무브먼트의 체인지업을 만나면서 비버는 클리블랜드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클리블랜드는 높은 페이롤을 해결하기 위해 시즌 시작 전 베테랑 선수들을 다른 팀으로 보내고자 했다. 에드윈 엔카나시온과 얀 곰스는 각각 시애틀, 워싱턴으로 보냈지만, 베테랑 투수들은 아직 고민거리였다. 결국 베테랑 투수 중 한 명인 트레버 바우어를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처분하며 페이롤을 대폭 줄이게 된다.

이 트레이드가 바로 데드라인 당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신시내티, 샌디에이고, 클리블랜드 간의 삼각 트레이드였다. 클리블랜드는 이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에서 프란밀 레예스, 신시내티에서 야시엘 푸이그를 받았다. 클리블랜드의 목적은 외야 즉시 전력감과 지명타자의 보강이었다.

레예스와 푸이그는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레예스는 클리블랜드에서 51경기 10홈런 0.468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팀의 득점에 큰 도움이 됐다. 푸이그는 장타력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49경기 동안 2할 9푼 7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레예스와 함께 팀의 타선을 이끌었다.

미네소타는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서지오 로모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샘 다이슨을 받아오면서 불펜을 보강했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주목받는 유망주들은 지키면서 미래지향적인 팀을 만들고자 했다.

디트로이트는 이번 시즌 올스타로 선정되기도 한 리그 탑 급의 불펜 투수 셰인 그린과 팀에서 꾸준한 성적을 낸 우타자 닉 카스테야노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내놨다. 두 선수 모두 전반기 좋은 활약을 했기에 여러 팀이 영입 전쟁에 참전하는 건 당연했다. 그린과 카스테야노스는 각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시카고 컵스로 향했다. 디트로이트는 이들은 보내고 유망주들을 받으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화이트삭스와 캔자스시티는 리빌딩을 노렸지만 마땅한 트레이드 자원이 없었다. 그나마 화이트삭스는 불펜 투수인 네이트 존스를 텍사스 레인저스로 보내면서 해외 유망주 보너스 풀 100만 달러와 유망주 둘을 받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클리블랜드의 약세

클리블랜드는 데드라인 때 공격 자원을 보강하며 미네소타와의 순위 싸움을 계속하고자 했다. 하지만 미네소타의 파워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전반기에 깊은 슬럼프에 빠져있던 호세 라미레즈가 후반기에 살아나는 듯했으나, 손목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버렸다.

당락은 8월 중순에 갈렸다. 8월 15일을 기점으로 미네소타는 4연승을 하며 중부지구 1위 타이틀 굳히기에 들어갔다. 클리블랜드는 미네소타가 지구 우승을 확정 짓는 것을 그저 바라만 봐야 했다.

클리블랜드에게는 중요했던 8월 중순

미네소타가 1위를 향해 달릴 동안 클리블랜드는 포기하지 않고 와일드카드 싸움을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렸다. 시즌 막바지까지 오클랜드, 탬파베이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마지막 5경기를 내리 지면서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치열했던 아메리칸 리그 와일드카드 싸움

가장 큰 패인은 타선에 있었다. 린도어는 마지막 5연패 기간 동안 18타수 2안타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2루타 하나와 홈런을 쳤지만 이미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된 뒤였다.

그리고 믿었던 산타나가 26일 경기에서 치명적인 2실점 실책을 저질렀다. 이 이후 팀은 5연패에 빠졌다. 타석에서도 17타수 1안타라는 부진을 겪었다. 이렇게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힘을 쓰지 못하며 클리블랜드는 미네소타보다 조금 이르게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외로운 왕좌: 홈런왕과 타격왕

캔자스시티와 화이트삭스는 같은 지구의 강팀보다는 좀 더 이른 오프시즌을 보냈지만 정규시즌에서 얻은 수확이 없지는 않았다. 오히려 개인 기록 면에서는 다른 팀 못지않은 선수들이 나왔다.

캔자스 시티의 호르헤 솔레어는 2016년 캔자스시티로 팀을 옮긴 후 부상에 시달리며 제 몫을 못 해주고 있었다. 2019시즌 시작 전 개인 타격 코치를 두고 타석에서의 접근을 다르게 가져가려 했고, 이 노력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무려 48개의 홈런을 치며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솔레어의 48홈런은 원래 캔자스시티 단일 시즌 홈런 기록이었던 마이크 무스타커스의 38개의 홈런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2019시즌 전까지 캔자스시티에서 3년 동안 182경기를 뛴 게 전부였던 솔레어는 올 시즌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2020시즌에도 올해 같은 활약을 해 준다면 캔자스시티는 거포 우타자를 위시리스트에서 지워도 될 것이다.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이 캔자스시티에서 나왔다면, 타격왕은 같은 지구 팀인 화이트삭스에서 나왔다. 팀 앤더슨은 2016시즌 화이트삭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뒤 특출난 성적을 기록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꾸준히 플러스 fWAR을 기록하면서 팀 내 입지를 다졌고, 올해는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맹타를 휘둘렀다. 3, 4월에 3할 7푼 5리라는 수준급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쾌조의 출발을 했다. 이후 잠깐 주춤했지만 후반기에 다시 3할 중반대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빨라진 타구 속도가 그 비결이었다.


307홈런과 포스트시즌 16연패

폭발적인 타선과 안정적인 투수진을 가지고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미네소타는 뉴욕 양키스의 상대로 전혀 무리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27개의 우승 반지의 힘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양키스는 투·타 양면에서 미네소타를 압도했다.

3경기 모두 비슷한 양상이었다. 미네소타가 정규 시즌에서 보여준 실력은 포스트시즌에서 자취를 감췄다. 양키스가 3경기에서 23득점을 올릴 동안 미네소타 타선은 겨우 7명의 주자만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차전에서는 호르헤 폴랑고, 넬슨 크루즈, 미겔사노의 홈런으로 홈런 1위 팀의 자존심을 지키는 듯했지만 이후 3차전 에디 로사리오의 홈런을 제외하고는 팀의 득점에 도움이 되는 장타가 터지지 않았다. 반면에 양키스는 3경기 모두 타선 골고루 장타가 터져주며 투수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이번 시리즈의 전환점은 2차전 경기 초반에 터진 디디 그레고리우스의 만루 홈런이었다. 마이너리그 선수와 우버(택시 서비스) 기사로 투잡을 뛴 독특한 이력을 가진 미네소타의 렌디 도브낙이 이날 미네소타 선발 투수였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 같은 전개는 현실 앞에서 냉혹했다. 3회에 3타자를 연속으로 출루를 시키면서 강판당했고 뒤를 이어서 올라온 타일러 더피가 그레고리우스에게 만루 홈런을 맞았다. 이렇게 양키스와 미네소타의 디비전 시리즈는 양키스의 승리로 기울어갔다.

답답한 타선도 문제였지만 데드라인 때 보강하면서까지 만반의 준비를 한 불펜진의 부진이 뼈 아팠다. 물론 선발 투수도 부진했다. 그럼에도 미네소타의 23실점 중 14점은 불펜 투수들에게 책임이 있었다. 특히 1차전 카일 깁슨의 부진(1이닝 1피안타 3실점 3볼넷)과 2차전에서 그레고리우스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타일러 더피의 부진(0.2이닝 2피안타 4실점 2볼넷)은 미네소타의 추격 의지를 무참히 꺾어버렸다. 양키스의 아담 오타비노, 아롤디스 채프먼과 같은 수준급 불펜 투수들이 활약할 때 미네소타 불펜진의 모습은 초라하기만 했다.

이번 디비전 시리즈 3연패는 미네소타에 포스트시즌 16연패라는 불명예도 안겨주고 말았다. 정규 시즌 동안 맹타를 휘두르며 101승을 거둔 강팀이었지만 포스트시즌 약팀 이미지로부턴 탈출하지 못했다.


그래, 이번에도 속아준다!

어떠한 성적을 냈든 팬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이번 시즌이 아쉬울 것이다. 미네소타 팬은 포스트시즌의 아쉬운 성적, 클리블랜드 팬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점이 쓰라리다. 다른 팀의 팬들은 힘 한번 못 써보고 이번 시즌을 이렇게 끝내야 했다는 게 허탈할 것이다. 하지만 다섯 팀 모두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네소타는 홈런 공장이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다음 시즌에도 핵타선을 기대해볼 만하다.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웠던 불펜만 오프시즌 동안 제대로 보강해준다면 다음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16연패를 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클리블랜드는 돌아오는 에이스와 차기 에이스로 거듭나는 선수의 성장이 기대된다. 클루버의 트레이드 루머는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그가 2020시즌 클리블랜드의 에이스인 것은 변함이 없다. 클루버와 셰인 비버의 합작은 기대되는 요소다.

화이트삭스는 타격왕의 배출과 함께 여러 선수가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때 리그 최고의 유망주 소리를 듣던 요안 몬카다는 2018시즌 삼진 217개로 리그 1위라는 불명예를 얻었지만 올해는 삼진 비율이 33.4%에서 27.5%까지 떨어지면서 불명예를 씻었다.

투수진에서는 루카스 지올리토가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해주며 완벽히 다른 사람으로 돌아왔다. 전체적인 투구 폼을 다시 수정하면서까지 노력한 성과가 이번 시즌 확연히 드러났다. 2018시즌 6.49개였던 9이닝당 탈삼진이 올해는 무려 11.62개까지 높아졌다. 비록 후반기 부상 탓에 시즌을 일찍 마감해야 했지만 29경기 14승 9패 ERA 3.41 fWAR 5.1의 기록은 여느 에이스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솔레어의 홈런왕 타이틀은 캔자스시티의 다음 시즌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터지지 않은 유망주들에 대한 기대는 아직 조심스럽다. 최정상급 유망주라 불리던 버바 스탈링이 이번 시즌 콜업됐지만 실력이 명성에 비해 못하다는 평처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다른 유망주였던 브렛 필립스 또한 1할 언저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2014, 2015시즌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올려놓은 네드 욘스트 감독은 실망스러운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헌터 도지어, 마이크 무스타커스 같은 베테랑 선수들의 복귀를 긍정적으로 예상하며 팀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심어줬다.

요스트의 후임으로 정해진 마이크 매서니 감독의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음 시즌을 벌써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마이너리그 팜에는 브래디 싱어, 바비 위트 주니어 같은 유망주 랭킹 상위권에 있는 선수가 있다. 요스트가 말한 신구 선수들의 조합에 대한 긍정적인 예상이 다음 시즌에 적중한다면 캔자스시티는 이번 시즌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낼수도 있다.

2018시즌을 별다른 특색 없이 보낸 아메리칸 중부지구는 강한 화력을 앞세워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구로 탈바꿈했다. 시카고라는 거대한 마켓을 연고지로 둔 화이트삭스의 오프시즌 행보와 디트로이트의 투수 유망주 덕분에 다음 시즌도 기대된다. 그렇기에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팬들은 모두 ‘그래, 또 속아준다!’고 생각하면서 걱정 반 기대 반 오프시즌을 보내는 것이다.

에디터 = 야구공작소 조예은
기록 출처: Baseball Reference, Fangra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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